처음 펀치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흥미가 가긴 했지만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작가가 박경수 작가라는 것을 알았을 때, 첫 회를 반드시 챙겨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가들 중에는 특유의 개성이 강해서 작가를 모른 채 드라마를 봐도 ‘어느 작가의 작품인가 보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작가들이 있다. 김수현, 노희경, 김은숙 그리고 박경수 작가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박경수 작가는 ‘촌철살인’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가 아닐까. 드라마 속에 나타나는 비유와 반전을 보고 있으면 ‘이야…’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전작들을 돌이켜보면 출연하는 연기자들의 연기력마저 뛰어났다. 그러니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첫 회를 보고 난 후의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눈과 귀가 모두 즐겁다’는 것이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눈이 즐겁고 배우들의 목소리와 대사가 좋아서 귀가 즐거웠다. 부디 마지막 회까지 이 기분 좋은 느낌이 계속될 수 있기를!
온몸에 흙을 묻혀가며 나를 구해주었던 사람을 위해 길을 닦았고, 곧 그 길이 나의 길이 될 거라 생각한 순간 나의 길은 곧 끝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드라마 ‘펀치’는 성공의 정점에서 자신의 삶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검사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 검사는 전혀 정의롭지 않으며 성공을 위해 자신의 어린 딸마저도 이용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이 검찰 총장에 올려놓은 인물과 남은 삶 동안 대결을 펼친다니 박경수 작가가 어떻게 그려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펀치’ 첫 회를 보면서 문득 ‘우리나라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얼마나 될까’라는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연령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과히 높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모습보다는 안 좋은 모습이 훨씬 더 크게 눈에 들어오고 잘 알려지는 법이기도 하지만 드라마 ‘개과천선’의 한 대사가 그 이유를 훨씬 더 잘 드러내 주는 것 같다.
‘왜 그 힘든 공부한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힘써줄 거라고 생각해? 고모, 나 로스쿨 다닐 때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데 취직해서 돈 많이 벌고 시집 잘 가라며. 왜 다들 고시만 붙으면 여자들이 줄을 서고 좋은 집안이랑 결혼해서 권력 누리고 살라고 그러잖아. 못 배운 사람들을 위해 피해자들 억울함 풀어주라고 공부하라는 부모 봤어? 자기 자식들은 그렇게 키우면서 왜 남의 자식들 고생해서 공부했는데 나의 권리를 위해 싸워줄 거라고 생각해?’
검찰은 누구의, 또는 무엇의 편인가. 국민? 정의? 법? 권력?
나는 ‘검찰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검찰은 ‘검찰 편’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극 중의 신하경(김아중) 평검사와 같은 검사가 많이 존재할 거라고 믿고 있다.
한 권의 책, 한 편의 영화, 한 편의 드라마는 누군가의 생각을 강화시킬 수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아무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매체와 콘텐츠의 힘은 강력하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까? 또한 상반기, MBC 개과천선의 조기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펀치로 날려버릴 수 있을까? 부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본 글에 쓰인 이미지는 SBS의 '펀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를 사용했으며 인용을 목적으로 사용했음을 밝힙니다.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이드 지킬, 나 3회] 내 안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면. (0) | 2015.01.29 |
|---|---|
| [펀치 6-7회] 나쁜 놈 vs 덜 나쁜 놈의 싸움 (0) | 2015.01.08 |
| [피노키오 8회] 사람의 양심과 직업의식이 충돌할 때 (0) | 2014.12.05 |
| [피노키오 7회] 시청률이 아닌 사건의 실체 보도를 경쟁하라. (0) | 2014.12.04 |
| [피노키오 4회] 나와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0) | 2014.11.21 |




